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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사단은 이교도의 피와 살로 죄를 보속하는 자들이었다, 횃불은 이미 절반 이상 타 버렸다, 동굴 안에는 피 냄새와 젖은 흙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끝까지 저항하던 이교도들은 하나둘 침묵했고, 기사들은 시신을 넘어 더 깊은 곳으로 발을 옮겼다, 굴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만큼 좁아졌다가, 다시 끝도 없이 굽이쳤다, 그리고 갑자기, 동굴은 끝났다, 거대한 공간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천장에서는 수천 년 동안 자라난 종유석과 석주가 숲처럼 늘어서 있었고, 바위틈으로 스며든 햇빛이 먼지와 물안개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빛의 한가운데, 검은 돌 하나가 서 있었다, 아니, 사람이었다, 아기를 품은 여인, 성모상이었다, 이 지방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새카만 암석을 깎아 만든 석상은 햇빛을 받아서도 조금도 빛나지 않았다, 빛을 삼키는 돌, 기사단장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 뒤따르던 기사 하나가 숨을 삼켰다, ",,,단장님," 그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어려 있었다, "암굴의 성모입니다," 그 이름이 동굴 안에서 메아리쳤다, 검은 성모, 이교도들이 신보다 먼저 무릎을 꿇는 대상,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순례자가 목숨을 걸고 찾아왔다는 금기의 성상, 기사단장은 아무 말 없이 석상 앞으로 다가갔다, 검은 돌에 손을 얹으려는 순간, 차갑다고 생각했던 돌이, 마치 살아 있는 피부처럼 미세하게 온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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