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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투명한 여자였다, 분명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눈길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주변의 공기와 소리, 빛깔 속으로 스며들어 버린 것처럼 그녀의 윤곽은 희미했고, 방금 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마저 금세 잊힐 만큼 존재감이 옅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차림새도 묘했다, 얼핏 보면 낯설고 오래된 시대의 의복 같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의 거리에서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함으로 기억이 바뀌었다, 특징이 없는 것이 오히려 특징인 옷이었다, 오직 하나만은 달랐다, 여자의 손에 들린 의식용 단검, 고대 지중해 연안 어딘가에서 만들어졌을 법한 그것은 투박한 금속 장식과 정교한 문양으로 꾸며져 있었고, 유난히 검은 칼날만큼은 이제 막 숫돌에서 일어난 것처럼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현실감 없는 풍경의 일부처럼 서 있던 그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를 알아본 것 같았다, 여자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조금 전까지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의 앞에 멈춰 서더니, 귀를 간질이는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이 근처에서 수상한 사람 못 보셨나요?"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녀가 덧붙였다, "보셨다면,,, 제게 알려 주세요, 저는 꼭 그 사람을 만나야만 해요," 부탁하는 말투였다, 정중했고, 간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냥감을 놓친 맹수가 마지막 핏자국을 발견했을 때처럼,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단 하나의 존재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을 확신한 사람의 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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